스루 마이 윈도3 개봉 전 원작 도서로 스토리 먼저 확인한 이유
왜 굳이 책부터 읽었을까
넷플릭스에서 스루 마이 윈도 시리즈가 공개됐을 때, 내 반응은 싸늘했다. 스페인 로맨스 영화? 게다가 청소년 관람 불가? 로튼 토마토 평점 50%, IMDb 5.5점. 이런 수치만 보면 "걸러도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실제로 1편과 2편을 본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쓸데없이 긴 장면", "지지부진한 관계", "질질 끄는 스토리"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러닝타임 105분이면 충분히 짧은 편인데, 오히려 "90분으로도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니.
그런데도 내가 원작 도서를 먼저 찾아 읽기 시작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원작 소설의 인기가 워낙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아리엘 플랜타나의 동명 소설 시리즈는 와트패드에서 시작해 2015년 출간 이후 스페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됐다.
특히 10대와 20대 독자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 구분 | 원작 소설 (Through My Window 시리즈) | 넷플릭스 영화 시리즈 |
|---|---|---|
| 출시 시기 | 2015-2017년 (3부작) | 2022년-2024년 (3부작) |
| 평점 (기준) | 스페인 아마존 평점 4.3/5, 굿리즈 3.8/5 | IMDb 5.5/10, 로튼 50% |
| 페이지/러닝타임 | 각권 350-400페이지 | 1편 101분 / 2편 110분 / 3편 105분 |
| 독자/관객 반응 | "중독성 강한 로맨스", "캐릭터 몰입도 높음" | "지루함", "불필요한 장면 과다" |
| 주요 타겟층 | 15-25세 여성 독자층 | 10대 후반-30대 초반 넷플릭스 이용자 |
이 표를 보면 재미있는 대비가 보인다. 원작 소설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영화화되면서 평점이 크게 떨어졌다.
이런 경우 보통 "원작이 더 낫다"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실제로 영화를 먼저 본 사람들 중 상당수는 "원작이 훨씬 재미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왜 이런 괴리가 발생한 걸까?
내가 원작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원작의 매력은 '속마음 묘사'에 있다는 것이다. 라켈이 아레스를 바라볼 때의 떨림, 창문 너머로 스치는 실루엣 하나에도 심장이 뛰는 감정, 서로를 원하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함. 이런 내적 독백과 감정의 디테일이 소설에서는 페이지마다 빼곡히 담겨 있다.
그런데 영화는 이런 심리적 깊이를 화면으로 옮기는 데 실패했다. 대신 불필요하게 긴 베드신이나 반복되는 갈등 장면으로 시간을 때우는 느낌이 강하다.
통계적으로도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스루 마이 윈도 1편은 공개 첫 주 전 세계 3,500만 가구가 시청했다.
로맨스 장르 영화 중에서는 상위권에 속하는 수치다. 그런데 2편은 2,200만 가구로 급감했다.
3편은 더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청자들이 점차 실망하며 이탈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작 도서를 먼저 읽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가 전달하지 못한 감정의 결을 소설이 채워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레스의 아버지가 회사 문제로 아들에게 약혼을 강요하는 장면. 영화에서는 몇 분 컷으로 지나가지만, 소설에서는 아레스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수십 페이지에 걸쳐 펼쳐진다.
가업을 지키려는 아들의 책임감, 사랑하는 여자를 포기할 수 없는 마음,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소설에서는 훨씬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영화는 영화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즐기면 된다"는 말. 하지만 적어도 이 시리즈에 한해서는, 원작을 먼저 읽는 게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3편의 결말을 두고 "해피엔딩이지만 허무하다"는 반응이 많은데, 원작을 읽은 사람들은 그 결말이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니라 수년간의 성장과 선택의 결과물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원작 도서를 구매할지, 영화만 볼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용적인 조언을 해보겠다.
원작 vs 영화, 어떤 선택이 현명할까
스루 마이 윈도 시리즈를 접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영화만 보기, 원작 소설만 읽기, 둘 다 경험하기. 각각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자.
영화만 본다면?
영화만 보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 효율성이다. 1편부터 3편까지 총 러닝타임이 약 316분, 즉 5시간 16분이다.
하루에 2시간씩 투자하면 사흘이면 시리즈를 완주할 수 있다. 게다가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시청 가능하다.
하지만 단점도 명확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영화는 원작의 내적 독백과 감정선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특히 라켈과 아레스의 관계가 왜 그렇게 지지부진한지, 서로를 향한 집착과 사랑의 경계가 모호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만 본 사람들은 "걍 질척거리는 커플"이라고 평가절하하기 쉽다.
실제로 넷플릭스 리뷰를 분석해보면, 영화 1편에 대한 긍정 리뷰는 "달달하다", "캐미가 좋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 반면, 부정 리뷰는 "스토리가 너무 얕다", "캐릭터 성장이 없다"는 지적이 압도적이었다. 원작에서 구현된 캐릭터의 복잡성이 영화에서 단순화된 탓이다.
원작 소설만 읽는다면?
원작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감정의 깊이다. 와트패드에서 시작된 이 소설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했다.
그 결과, 캐릭터들의 심리 변화가 매우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라켈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1인칭 화법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감정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단점은 가격과 접근성이다. 국내에서 정식 번역판을 구매하려면 각 권당 13,000-15,000원 선이다.
세 권을 모두 사면 4만 원 안팎. 전자책으로 구매하면 조금 저렴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게다가 영문판으로 읽으려면 언어 장벽이 있고, 번역판은 출간된 지 시간이 좀 지나서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와 소설의 스토리가 100%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 각색 과정에서 일부 캐릭터가 삭제되거나 합쳐졌고, 특정 사건의 순서도 바뀌었다.
예를 들어, 소설 2권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여름 방학 에피소드'는 영화 2편에서 거의 생략되다시피 했다. 그래서 소설만 읽고 영화를 보면 "어? 이 장면이 왜 없지?" 하는 아쉬움이 생길 수 있다.
둘 다 경험한다면?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이후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소설이 제공하는 백스토리와 감정선이 영화의 빈틈을 메워준다. 소설을 읽고 나면 아레스가 왜 그렇게 냉랭한 태도를 보이는지, 라켈이 왜 아레스에게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영화에서 1분짜리 장면으로 지나가는 대사가 소설에서는 수십 페이지에 걸친 심리 묘사로 연결된다. 둘째, **영화를 보는 재미가 배가된다.
** 소설에서 머릿속으로 그리던 장면이 실제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 여기서 이 대사가 나오는구나", "캐스팅이 소설 속 이미지와 잘 맞네" 같은 생각이 들면서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된다.
| 선택 방법 | 예상 비용 | 소요 시간 | 추천 대상 |
|---|---|---|---|
| 영화만 시청 | 넷플릭스 구독료 (월 5,500원-17,000원) | 약 5시간 16분 | 가볍게 로맨스 영화 즐기려는 분 |
| 원작만 독서 | 약 39,000-45,000원 (종이책 3권 기준) | 약 15-20시간 | 디테일한 감정선과 캐릭터 분석을 원하는 분 |
| 원작→영화 순서 | 약 39,000-45,000원 + 넷플릭스 구독료 | 약 20-25시간 | 시리즈의 완전한 이해를 원하는 분 |
| 영화→원작 순서 | 동일 | 동일 | 영화 먼저 보고 궁금증 해소하려는 분 |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넷플릭스로 3편까지 무료 시청 후, 마음에 들면 원작 구매" 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선택한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본 후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원작 소설을 구매하는 식이다. 내 경험상, 영화 1편을 보고 "재미없다"고 느꼈다면 원작을 읽어도 취향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나쁘지 않은데?" 싶었다면 원작이 훨씬 재미있다는 사실에 놀랄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의 독서/시청 취향을 아는 것이다.
105분의 영화, 400페이지의 소설, 무엇이 다른가
영화와 소설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간의 밀도다. 영화 105분은 소설 400페이지를 압축한 결과물이다.
당연히 많은 내용이 생략되거나 변형된다. 그런데 스루 마이 윈도 시리즈의 경우, 이 '압축' 과정에서 중요한 감정의 디테일이 대거 누락됐다.
감정의 디테일, 영화가 놓친 것들
소설 1권의 오프닝을 보자. 라켈이 아레스를 처음 발견하는 장면. 소설에서는 라켈이 "매일 밤 창문 너머로 그를 훔쳐본다"는 독백이 10페이지 이상 이어진다. 그가 언제 방에 들어오는지, 무슨 옷을 입는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이런 세밀한 관찰이 라켈의 집착과 사랑의 기원을 설명한다.
영화에서는 이 장면이 3분짜리 몽타주로 처리된다. 라켈이 망원경으로 아레스를 바라보는 모습, 몇 번의 시선 교차. "아, 짝사랑하는구나" 정도로 알아보고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소설을 읽으면 라켈의 행동이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자존감 낮은 소녀가 이상화된 남성상을 향해 느끼는 일종의 집착과 동경의 혼합임을 깨닫게 된다. 또 하나의 예. 아레스의 염소 알레르기. 영화 3편 클라이맥스에서 라켈이 수영장에 빠졌을 때, 아레스가 알레르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드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는 "헉, 알레르기 있는데!" 하는 라켈의 대사 한 마디로 지나간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아레스의 염소 알레르기가 단순한 신체적 알레르기를 넘어, 그의 어머니와 연결된 트라우마임이 드러난다.
어머니가 떠난 날, 집에 있던 염소 비누 때문에 발작을 일으켰다는 백스토리. 이 장면은 아레스가 라켈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큰 두려움(어머니의 부재)과 신체적 고통(알레르기)을 동시에 극복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캐릭터의 입체감, 소설이 살린 것들
영화에서 아레스는 전형적인 '냉미남 재벌 2세' 캐릭터로 그려진다. 말수 적고, 표정 변화 없고, 가끔 나오는 미소에 여성 관객들이 환호하는 식. 하지만 소설의 아레스는 훨씬 복잡하다.
소설 2권에서 아레스의 시점이 도입되는데, 여기서 독자는 그가 왜 그렇게 차가운 척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가업을 강조하며 아들을 통제하고, 어머니는 가출한 뒤 연락이 끊겼다.
아레스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공포 때문에 일부러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운 것이다. 이런 심리적 배경이 소설에서는 100페이지에 걸쳐 천천히 풀린다.
반면 영화는 이런 복잡성을 "아버지가 회사 물려준다고 압박함", "엄마는 어릴 때 떠남"이라는 30초짜리 대사로 때운다. 관객이 아레스의 행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요소 | 영화 (3편 기준) | 소설 (3권 기준) | 차이점 |
|---|---|---|---|
| 라켈의 심리 묘사 | 표정과 행동으로 간접 표현 | 1인칭 내적 독백으로 직접 표현 | 소설이 감정 이입에 유리 |
| 아레스의 과거사 | 2-3개 대사로 압축 | 별도 챕터로 분량 할애 | 소설이 캐릭터 이해도 높임 |
| 조연 캐릭터들 | 1-2명으로 통합/생략 | 각자 스토리라인 가짐 | 소설이 세계관 풍부 |
| 주요 갈등 | 라켈-아레스 관계에 집중 | 가족사+관계+자아성장 복합 | 소설이 주제 다양 |
| 결말 처리 | 해피엔딩으로 단순 마무리 | 에필로그에서 미래까지 조망 | 소설이 여운 깊음 |
러닝타임의 함정
영화 3편의 러닝타임 105분에 대한 비판을 다시 꺼내보자. 많은 사람들이 "90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문제는 길이가 아니다. 밀도의 문제다.
영화에는 불필요하게 긴 장면들이 여럿 있다. 예를 들어, 라켈과 아레스가 각자의 파트너와 함께 있는 파티 장면. 이 장면은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긴장감을 표현하기 위해 7분가량 할애된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이 장면이 단 3페이지로 처리되면서도 훨씬 더 강렬한 긴장감을 전달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설은 라켈의 내면 독백을 통해 "그가 나를 보고 있어... 하지만 모른 척해야 해"라는 심리적 갈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영화가 이 장면에서 선택한 방식은 두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배경 음악을 깔고, 슬로우 모션을 넣는 것. 시각적으로는 아름다울 수 있지만, 관객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소설에 비해 얕을 수밖에 없다.
선택은 당신의 몫, 하지만 이건 명심하자
스루 마이 윈도 시리즈는 분명히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다. 영화 평점이 낮은 이유가 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이 스페인과 남미, 그리고 전 세계 10대-20대 여성 독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내 결론은 이렇다.
영화가 '싸구려 로맨스'처럼 느껴진다면, 원작 소설을 읽어보길 권한다. 소설은 영화가 전달하지 못한 감정의 결, 캐릭터의 입체성, 스토리의 깊이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반대로, "그냥 가볍게 로맨스 영화나 보자"는 마음이라면 영화만 봐도 나쁘지 않다. 단, "왜 평점이 이렇게 낮지?" 하는 의문이 든다면, 그 답은 원작과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시간과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 현명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구독료는 이미 냈으니 영화부터 보고, 마음에 들면 원작을 사서 읽는 것. 이것이 가장 합리적인 소비 패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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