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라디오, 데이터 없이도 듣는 방법 3가지
어느 날 갑자기 데이터가 끊겼다. 지하철 안, 터널 속, 아니면 산 속 캠핑장. 인터넷은 안 터지는데 심심하거나 긴급 소식을 들어야 할 때가 있다.
나도 작년에 등산 갔다가 날씨가 갑자기 나빠져서 당황한 적이 있다. 데이터가 안 터지니 날씨 앱이고 뭐고 소용없더라. 그때 FM 라디오가 살렸다.
알고 보니 우리 손안의 스마트폰에는 이미 FM 라디오 수신 기능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그 사실을 몰라서 데이터를 낭비하는 분들을 위해, 데이터 한 방울 안 쓰고 라디오 듣는 방법을 세 가지로 나눠서 풀어본다.
내장 FM 라디오, 왜 아무도 안 알려줬을까
삼성전자 고객센터 자료를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2018년 이후 출시된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기본적으로 FM 라디오 수신 칩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매일 쓰는 그 핸드폰이 사실은 구형 카세트 라디오처럼 전파를 직접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아무도 이 사실을 모를까?
실제로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FM 라디오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선 이어폰을 연결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어폰 선이 안테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어폰이 연결되면 그 선을 통해 전파를 수신하고, 데이터나 와이파이 없이도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이어폰을 꽂은 후에 스피커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어폰은 안테나로만 쓰고 소리는 스피커로 듣는 게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공식 설명을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와이파이나 데이터가 되지 않는 환경이라도 유선 이어폰으로 라디오 수신이 가능합니다.
"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실감하는 사람은 드물다. 재난 상황에서 통신이 두절됐을 때, 유일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바로 이 FM 라디오다.
2022년 포항 지진 당시에도 일부 지역에서 데이터가 마비됐는데, FM 라디오로 재난 정보를 들었다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는 폰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다.
통신사나 제조사에 따라, 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라 이 기능이 가려져 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아이폰은 아예 FM 라디오 수신 칩을 넣지 않고 있다.
아이폰 유저라면 이 방법은 포기해야 한다.
| 항목 | 설명 | 비고 |
|---|---|---|
| 지원 기종 | 2018년 이후 갤럭시 스마트폰 (대부분) | 아이폰 미지원 |
| 필요 장비 | 유선 이어폰 (USB-C 또는 3.5파이) | 블루투스 이어폰 사용 불가 |
| 데이터 사용량 | 0MB | 완전 무료 |
| 스피커 재생 가능 | 이어폰 연결 후 설정에서 전환 가능 | 삼성 정품 이어폰 권장 |
| 재난 시 활용 | 통신 마비 시 유일한 정보 수단 | 실제 포항 지진 사례 있음 |
내 경험을 말하자면, 예전에 캠핑 갔을 때 데이터가 안 터져서 무료함을 달래려고 시도한 방법이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이어폰 꽂고 라디오 앱 켜니 바로 잡히더라. 그때 느꼈다.
"아, 이걸 왜 진작 몰랐을까." 특히 주파수 찾기 기능을 누르면 자동으로 채널을 스캔해주는데, 생각보다 채널이 많이 잡힌다. KBS 1라디오, MBC 표준FM, SBS 파워FM 등 주요 채널은 거의 다 들을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이어폰을 연결해야만 채널 검색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어폰 없이 앱만 켜면 "이어폰을 연결하세요"라는 메시지만 뜬다. 그리고 한 가지 더, USB-C 타입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삼성 정품을 권장한다.
다른 제조사 이어폰은 안테나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이 기능을 처음 알게 된 후, 나는 차량용 이어폰 하나를 차에 두기로 했다.
비상시에 대비해서다. 실제로 지난겨울, 고속도로에서 폭설로 인해 3시간 넘게 갇혔을 때 이 방법으로 라디오를 들으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데이터가 없어도 괜찮았다. 이어폰 하나면 충분했다.
라디오 앱 설치, 무료인데 왜 망설이나
데이터가 충분하거나 와이파이가 있는 환경이라면, 굳이 내장 FM 라디오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의 라디오 앱이 훨씬 다양한 채널과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KBS KONG, MBC mini, SBS 고릴라 같은 방송사 공식 앱들이 있다. 이 앱들의 장점은 단순히 실시간 방송만 들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듣기 기능, 실시간 채팅, 방송 중인 노래 제목 표시 등 부가 기능이 알차다. 특히 KBS KONG의 경우 모든 KBS 채널을 무료로 들을 수 있고, 다시 듣기 기능도 잘 되어 있다.
나는 출근길에 놓친 아침 프로그램을 퇴근길에 다시 듣곤 한다. 통계를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국내 라디오 앱 시장에서 KBS KONG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150만 명 수준이다. MBC mini와 SBS 고릴라도 각각 100만 명 안팎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꽤 의미 있는데, 라디오가 여전히 강력한 미디어라는 증거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터 사용량이다.
스트리밍 방식이기 때문에 1시간 청취 시 약 60MB에서 100MB 정도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무제한 요금제가 아니라면 부담될 수 있는 수치다.
특히 영상까지 제공하는 SBS 고릴라는 데이터 소모가 더 크다.
| 앱 이름 | 제공 채널 | 데이터 소모량 (1시간) | 다시 듣기 | 특징 |
|---|---|---|---|---|
| KBS KONG | KBS 1라디오, 쿨FM, 클래식FM 등 | 약 60MB | 지원 | 무료, 채팅 기능 |
| MBC mini | MBC 표준FM, MBC FM4U | 약 70MB | 지원 | 깔끔한 디자인 |
| SBS 고릴라 | SBS 파워FM, SBS 러브FM | 약 100MB | 지원 | 동영상 콘텐츠 포함 |
| 위키라디오 | 여러 방송사 통합 | 약 80MB | 제한적 | 다양한 채널 한곳에 |
내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앱은 위키라디오다. 이유는 단순하다.
여러 방송사의 채널을 한 앱에서 다 들을 수 있어서다. KBS, MBC, SBS, CBS, EBS 등 주요 방송사는 물론이고 지역 방송까지 포함되어 있다.
앱 하나로 모든 라디오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게 편리하다. 다만 단점도 있다.
통합 앱의 경우 다시 듣기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방송사 공식 앱은 자사 프로그램을 다시 들을 수 있지만, 통합 앱은 실시간 스트리밍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를 병행한다. 평소에는 위키라디오로 채널을 돌리다가, 특정 프로그램을 다시 듣고 싶을 때는 KBS KONG이나 MBC mini로 갈아탄다.
라디오 앱 설치 자체는 간단하다. 플레이 스토어나 앱 스토어에서 검색만 하면 된다.
회원가입이 필요 없는 앱이 대부분이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권한 설정에서 위치나 저장공간 접근을 허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앱의 부가 기능을 위한 것이니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한 가지 꿀팁을 주자면, 데이터 절약을 위해 와이파이 환경에서 미리 앱을 설치해두고, 필요한 채널을 즐겨찾기로 등록해두는 게 좋다. 그래야 이동 중에도 빠르게 원하는 방송을 찾을 수 있다.
또 백그라운드 재생을 지원하는 앱이 많아서, 다른 앱을 사용하면서도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라디오 듣기, 가능할까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스피커로도 라디오 들을 수 있나?"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이다.
내장 FM 라디오 기능을 사용할 때는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이유는 블루투스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선 이어폰만이 FM 전파를 수신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데이터나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라면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자유롭게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즉, 데이터가 없는 환경에서는 유선 이어폰이 필수고, 데이터가 있는 환경에서는 블루투스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SB-C 타입 이어폰을 권장한다. 특히 삼성 정품 이어폰은 안테나 성능이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사용해본 결과, 삼성 정품 이어폰과 타사 이어폰의 수신율 차이가 확연했다. 지하철이나 건물 내부에서 타사 이어폰은 채널이 자주 끊겼지만, 삼성 정품은 안정적이었다.
| 연결 방식 | 내장 FM 라디오 | 인터넷 스트리밍 |
|---|---|---|
| 유선 이어폰 | 가능 (필수) | 가능 |
| 블루투스 이어폰 | 불가능 | 가능 |
| 블루투스 스피커 | 불가능 | 가능 |
| 스마트폰 스피커 | 가능 (이어폰 연결 후 전환) | 가능 |
이 표를 보면 명확해진다. 데이터 없이 라디오를 듣고 싶다면 유선 이어폰이 필수다.
하지만 데이터가 있다면 블루투스 기기로도 충분하다. 나는 집에서는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해서 라디오를 듣고, 밖에서는 유선 이어폰을 쓴다.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유선 이어폰을 연결한 상태에서 스마트폰 설정을 건드리면 스피커로 소리를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폰 기준으로, 라디오 앱 실행 후 더보기 메뉴에서 '스피커로 재생'을 선택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이어폰은 안테나로만 쓰고 소리는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
캠핑이나 야외 활동 시 유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스피커로 재생할 경우 배터리 소모가 더 빠르다. 또 주변 소음이 큰 곳에서는 소리가 잘 안 들릴 수 있다.
그래도 데이터 없이 라디오를 듣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만약 아이폰 유저라면 내장 FM 라디오는 포기해야 한다.
애플은 아이폰에 FM 라디오 칩을 넣지 않고 있다. 2017년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아이폰에 FM 라디오 칩을 활성화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애플은 거절했다.
이유는 "아이폰은 이미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기"라는 게 애플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아이폰 유저는 인터넷 스트리밍 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 없이 라디오를 듣는 방법,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유선 이어폰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 이어폰은 단순한 음향 기기가 아니라, 비상시 생명선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다음번에 데이터가 끊겼을 때, 당황하지 말고 이어폰을 꽂아보길 바란다.



댓글
댓글 쓰기